나는 침대 위에서 이따금 우울해진다
감상
인상 깊은 단락
페이지 표기는 이북 기준
p25
‘당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하라’ 단락
카우프는 합의된 비일부일처제에 대해 ‘자신의 파트너가 다른 사람과 로맨틱한 관계나 성적인 관계를 갖는 걸 허용하는 데 동의하는 관계를 가리키는 포괄적 용어’라고 정의를 내렸다.
p32
때론 모든 걸 분명하게 하기 위해 이런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호사나 치료사의 입회 하에 구두 계약이나 서면 계약을 맺기도 한다. 폴리아모리 신봉자들과 함께 일하거나 그들에 대해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폴리아모리 관계가 주로 여성들에 의해 추진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p43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히 오랜 기간 이 문제를 연구한 인류학자들은 일부일처제 결혼은 우리 피 속에도 없고 DNA 속에도 없다고 말한다.
p47
‘섹스를 밝히는 여성들’ 단락
“결혼 후 다른 사람과 섹스 한 적 있나요?”
2013년 일반사회여론조사 결과 여성들은 1990년에 비해 남편 몰래 불륜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40% 가까이 늘어났다. 1993년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한 영국인 교수는 남녀 간의 불륜 비율이 거의 비슷하다는 걸 발견했다.
p53
그녀는 배우자 또는 오랜 파트너와의 익숙함이, 그러니까 이미 오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여성들에게 특히 반감을 준다는 걸 알게 됐다. “장기적인 관계가 여성들의 성욕에 장애가 된다는 걸 보여주는 자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p54
너무도 잘 아는 누군가로부터 성적인 관심을 받을 때 느끼는 기분과 거리에서 만난 낯선 남성으로부터 뜨거운 눈빛을 받을 때 느끼는 짜릿한 기분은 차원이 다르다.
p55
메아나의 연구와 그녀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여성들은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세인 것 같다. 2017년에 16~74세까지의 영국인 남녀 1만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연구에 따르면, 파트너와 동거 중인 여성은 상대 남성에 비해 섹스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될 가능성이 2배나 더 높았다.
반면 이성애자 남성들은 오랜 파트너와 규칙적으로 섹스 할 수 있다면 성적으로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
p65
온라인상에서 제3의 섹스 파트너를 찾는 건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지만, 실제로 직접 만나 섹스까지 하는 비율은 여성이 더 많다.
p78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필요하다’ 단락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남성이 이혼할 가능성이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이 이혼할 가능성보다 더 높다고 한다.
p81
자기 자매나 여자친구, 여성 동료들이 이혼 후 이런 수치와 통계, 냉혹한 현실에 직면하는 걸 뻔히 알기 때문에, 이혼하면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각인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현실 때문에 여성들은 일부일처제를 선택이라기보다는 ‘의무’처럼 느끼게 된다.
p100
우리를 벗어나면서 우리 안에 있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여성의 삶에서 성적 환경과 경제적 환경 그리고 생태학적 환경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또 상호의존적이다.
p107
‘쟁기, 재산, 예의범절’ 단락
결정적으로 수렵·채집 시대에서 농경시대로 오면서 주거 및 사회 환경 패턴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최근 인류학자들 사이에서는 우리 인류가 일부일처제 양자관계뿐 아니라 협력적 양육 제도도 발전시켰다는 데 점점 의견 일치가 이뤄져가고 있다.
p110
이런 관행들은 여러 형태로 전 세계의 많은 토착민들 사이에서 이어져 여성들은 상당 수준의 사회적 자주성과 성적 자주성을 누렸고, 그래서 우연히 그 여성들과 마주친 유럽 정착민들에게 당혹감과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1767년에 타히티를 여행했던 새뮤얼 윌리스Samuel Wallis 선장은 아름다운 그곳 여성들을 보고 마음이 들떴다가, 그 여성들의 ‘정조 관념’이 못 한 개에 무너진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p115
이와는 아주 대조적으로, 와이언도트 족과 그 조상들보다 훨씬 더 농업화된 문화 속에 사는 여성들의 경우, 자기 집안의 지원 시스템을 벗어나 아무 연고가 없는 남자, 즉 남편 및 그 집안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된다. 오늘날 농업 및 탈농업 사회의 거의 70%의 가정이 ‘부계 거주’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 재산권 개념이 자리 잡게 됐고, 그러면서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며 결혼한 여성과 섹스 하거나 결혼한 여성이 남편 외의 남성과 섹스 하는 것은 그 남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여겨지게 됐다. 자신의 집안 식구들과 후견인들로부터 떨어져 나오고 수렵 및 채집을 하던 조상들 때보다 높은 출산율로 먹여 살려야 하는 자식이 더 많아짐으로써, 이제 여성들은 이런 가부장적 믿음에 순응하고 여성의 윤리와 관련된 명시적이고 암묵적인 원칙들을 따라야 할 이유가 많아진 것이다.
p119
반면에 ‘남성 회향광(남성은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서 집안 식구들과 그대로 함께 살고 여성이 그쪽으로 이사하는 것)’ 제도 하에서 관개 농업이 행해지는 곳에서는 여성들은 그리 잘 지내지 못했다. 예를 들어 한국, 일본, 중국 북부, 대만 같은 동아시아 일부 지역과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같은 남아시아 여러 지역들에서는 여성들이 대개 가족의 일원으로 무보수 노동을 제공했으며 지금도 그렇다.
p121
쟁기 농사는 상체의 힘을 필요로 하는 데다, 소나 말처럼 큰 동물들을 부리는 일에는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따라, 이전처럼 자식 양육과 병행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남녀 간 성에 따른 엄격한 분업이 이루어지게 되고, 남성들은 밖에서 농사일을 하고 여성들은 집 안에서 자식 양육과 음식 준비 같은 2차 생산을 맡게 된다.
p127
쟁기 농업 시대에 되풀이해서 쓰인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통제를 벗어난 여성의 성욕과 간통은 유일신 이외의 다른 신에 대한 숭배로 비유되는 경우가 많다.
p163
‘힘바 족 여성들’ 단락
그리고 남성들이 없는 상황에서 여성들은 단순히 공장에서 일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가장 높은 직책까지 올라가는 등, 전반적으로 노동 시장을 이끌었다. 역사학자들과 성별 연구를 하는 문화 비평가들과 섹스 연구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여학교들, 전시 중의 여성 교도소들 등, 남성들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상황에 따른 여성 동성애’가 흔해진다.
p189
암컷이 다른 수컷과 짝짓기 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고릴라는 일부 영장류학자들이 ‘하렘’이라 부르는 사회 형태를 이루고 산다. 즉 수컷 하나가 여러 암컷을 거느리고 산다). 반면에 인간 남성의 고환은 몸에 비해 커, 암컷들이 성적으로 문란한 걸로 유명한 침팬지와 보노보의 고환에 더 가깝다.
p193
그리고 인간 여성들이 어떻게 여러 남성과 짝짓기 하게 됐는지에 대한 관점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를 들어 중국 남서부에 사는 모수오 족의 경우 ‘세세’라는 결혼 관행을 갖고 있는데, 여성들은 자신의 집안 식구들과 함께 살고 여러 남성 파트너들이 밤에 여성의 방에 들어가 잠자리를 갖는다.
p194
이 외에도 여성이 여러 파트너와 동시에 또는 시간 차를 두고 같이 잠자리를 가져도 사회적으로 거의 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비전통적인 일처다부제’ 사회도 많다. 비공식적인 일처다부제 사회는 총 53곳이라고 알려져 있다(영장류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메러디스 스몰에 따르면, 133개 사회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여성의 불륜이 없는 사회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한다).
p197
인류학자들은 아마존 저지대에 사는 많은 토착민들(카넬라, 메히나쿠, 야노마미 족 등 최소한 18개 부족)이 ‘공유 아버지’라는 믿음, 즉 한 아이가 둘 이상의 아빠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p199
그러니까 오늘날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이성애자 간의 일부일처제 덕이 아니라, 한 암컷이 여러 수컷들과 짝짓기 하는 다중 교배와 그 자식의 양육에 여러 수컷들이 참여하는 협력 양육 덕이라는 것이다.
p214
‘낙원에 사는 보노보들’ 단락
메러디스 스몰은 영장류 암컷들은 모든 성적인 행동들과 선호도, 성욕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 바로 새로운 것에 대한 목마름이라고 요약한다.
p217
인간의 보호 하에 있는 동물원 보노보들을 연구한 패리쉬나 콩고에서 자연 상태의 보노보들을 연구한 사람 등을 통해 인간이 보노보들에 대해 알기 시작한 것은 15년 정도밖에 안 됐다. 또한 보노보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이 나온 건 2012년으로, 그때에야 비로소 보노보가 고릴라보다 인간에 더 가까우며 적어도 침팬지만큼이나 우리 인간과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p258
고슴도치처럼 뾰족뾰족 솟은 머리에 새빨간 뿔테 안경을 쓴 다이아몬드는 ‘호모파서빌리티homopossibility’라는 용어에 대해 얘기했다. 즉 우리는 동성애자나 이성애자로 태어나지만, 우리의 성적 정체성은 환경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p261
그들 입장에선 호기심이나 실험 대상이 되는 건 아주 큰 상처가 됩니다. 따라서 여성이 남성보다 성적 성향 면에서 더 유동적일 거라는 초기의 생각은 남성의 이성애적 성향에 대한 사회적 통제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p263
나는 성 문제 전문가인 다이아몬드로부터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얘기를 듣고 싶었다. 그녀는 내게 장기적인 관계가 여성의 성욕을 저하시킨다는 마르타 메아나의 의견에 자신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것에 끌리는 것은 우리가 물려받은 유산의 일부로,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성적 자극들에 익숙해진다고 했다. 그러니까 누군가와 성관계를 많이 하면 할수록, 그만큼 흥분 내지 기대감도 줄어든다는 것.
p324
‘바람피우는 여성 사랑하기’ 단락
현재 이 시점에서의 원칙은 아직 특정 나이가 안 된 아이들이 있는 상대는 안 된다는 겁니다.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는 경우가 아닌데도 한 번도 아이를 갖지 않은 상대도 안 되고요. 잘못했다간 문제가 너무 복잡해질 수도 있거든요.
p370
‘인생은 짧다. 거짓 되게 살 것인가?’ 단락
“제 경험상 남성과 여성은 불륜을 저지를 때 기본적으로 같은 걸 원합니다. 섹스도 원하고 연결감도 원하는 거죠. 저는 성적 동기에 관한 한 남성과 여성은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p372
여성 1,923명과 남성 1,418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섹스 연구가 크리스틴 마크Kristen Mark는 남성과 여성 모두 비슷하게 관계에서 오는 ‘따분함’이 불륜의 원인이며, 관계 3년 만에 따분함을 느낄 가능성은 여성이 남성보다 대략 2배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