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온 미래
Publish date: 2025-07-04Tags: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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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202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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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4
아직 7월이지만, 그리고 올해 읽은 감명 깊은 책이 많지만, 나에게 2025년 올해의 책은 이 책으로 확정한다. 회사 일이 바쁜 시기이지만 잠을 줄여가면서 읽을 수 밖에 없는, 아침 드라마급의 흡입력이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소름이 여러 번 돋았다.
관련 자료
- 다 잘 될 거야? AI의 위협, 언제까지 모른척할 건가요 (중앙일보, 장강명, 2025-08-09)
- 이제 인터스텔라의 대사를 이야기할 차례다. 우리는 답을 찾을까? 늘 그랬듯이? 우리는 생존자라서 생존에 성공한 경험밖에 없다. 농장의 칠면조가 ‘농장주는 내게 먹이를 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고 믿고 미래를 낙관한다면 뭐라고 충고하겠는가. 모든 사회가 망하기 직전까지는 답을 잘 찾아냈다. 그러다 답을 찾아야 할 때 못 찾고 망한 사회도 있다. 이스터 섬, 아나사지 문명, 마야, 노르웨이령 그린란드…. 절멸은 아니지만 붕괴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이들 사회의 붕괴에서 섬뜩한 공통점을 찾아냈다. 전성기 직후 갑자기 몰락했다는 것이다. 전성기에는 인구가 많으므로 자원이 부족해지면 쉽게 분쟁이 일어나고, 폭력 사태는 파멸의 속도를 높인다.
- 신수정 님 페이스북 (2025-08-09)
- 인류를 위한 한 수’ AI를 마주하다 – 이세돌과의 대화
- 알파고 vs 이세돌 이후 바둑계 이야기와 AI 시대 살아남는 방법
- 이세돌의 고백 “신의 한 수, 78수 아닌 68수…꼼수였다” (중앙일보, 2025-08-22)
- ‘내 실수는 알파고가 5개월 만에 그렇게 성장할지 몰랐다는 데 있다. 챗GPT도 처음 나왔을 땐 조롱거리였다. 지금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지 않았나. 인공지능 시대라는데, 다들 나와 똑같은 실수를 하고 있다 싶었다.’
- 먼저 온 미래』 편집 후기 (2025-08-14)
- 딱 한 번 저자에게 논조가 다소 세다는(수정해 달라는) 의견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곧 이런 답변을 받았습니다. “과감한 주장이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주장의 강도와 방향을 꺾지 않고 설득력을 높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비판을 받을 테지만, 마지막에는 더 거창한 이야기를 할 생각이라고도 했습니다. 저자의 상황이 아니라 분명한 의도가 9~10장의 모습을 결정했습니다.
- 나의 세상이 무너졌다’ 그 후 10년…이세돌이 털어놓은 속내 [설지연의 독설(讀說)] (한국경제, 2025-08-27)
- 기술이 삶을 구원할 수 있을까? - 먼저 온 미래 (ART insight, 2026.03.05)
인상 깊은 단락
(페이지 번호는 전자책 기준. 괄호 안이 종이책)
p19
젊은 기사들은 AI 포석을 열심히 공부하고 초반 30~50수가량을 암기해서 뒀다. 모든 기사가 바둑을 비슷하게 두게 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p21
2023년 2월 미국의 SF 잡지 ‘아시모프SF’는 독자 투고를 받지 않기로 했다. 갑자기 늘어난 투고 원고 상당수가 챗GPT로 쓴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SF 잡지 ‘클락스월드’ 역시 같은 이유로 독자 원고 접수를 중단했다.
p25 (p25)
나는 바둑계에 미래가 먼저 왔다고 생각한다. 2016년부터 몇 년간 바둑계에서 벌어진 일들이 앞으로 여러 업계에서 벌어질 것이다. 사람들이 거기에 어떤 가치가 있다고 믿으며 수십 년의 시간을 들여 헌신한 일을 더 잘해내는 인공지능이 어느 순간 갑자기 등장하는 것. 그 인공지능이 싼 가격에 보급되는 것. 그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강요당하는 것. 인공지능이 만드는 새로운 질서를 따라야 하는 것. 당신이 알던 개념을 인공지능이 재정의하고, 당신은 그것을 다시 배워야 하는 것. 인공지능은 타자기나 워드프로세서와는 다르다.
p43 (p39)
박정상 9단
“KBS에서 해설을 하고 나와서 그 앞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는데, 2시간 동안 무릎이 후들거려서 못 걷겠더라고요."
p45 (p41)
김효성 3단
대국이 있는 날마다 끝나고 술을 마셨어요. 뭔가 허탈하고, 공허하고, 설명할 수 없는 답답함이 들고…. 우리가 지금까지 옳다고 믿고 있었던 수들이 틀렸다는 얘기잖아요.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어요. 공황 상태 비슷하게…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송태곤 9단
2주 정도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어요. 너무 충격이 커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그러면서 뭘 먹어도 먹는 것 같지 않고 잠도 거의 못 잤어
p46 (p42)
이다혜 5단
“집에서 중계를 보다가 멘탈이 나가서 침대에 멍하니 누워 있다가 ‘이게 현실인가? 전화를 한번 해봐야겠어’ 하고 동료 기사들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다들 비슷한 반응이었어요. ‘너무 충격적이고 슬프다, 이게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뜬눈으로 밤을 새웠어요. 내가 알고 있던 세계가 무너져 내린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지금까지의 나의 노력은 어떤 가치가 있었을까, 그 시간은 헛된 시간이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p49
김찬우 9단
그런 고정관념들이 일을 빨리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어떤 요소들은 배제하게 돼요. 어쩔 수 없죠. 머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는 유한하니까. 그런데 인공지능은 그렇지 않죠. 모든 요소를 다 고려합니다. 인공지능이 그렇게 해서 둔 수를 보고 ‘진짜 좋은 수인데’ 하고 감탄하면서 분석해 보면 그게 가장 기본에 충실한 수인 거예요. 바둑뿐 아니라 우리가 쓰는 언어 자체가 그래요.
p58
2018년이 되어 바둑 AI 프로그램들이 보급되자 그렇게 공동연구를 할 이유가 사라졌다. 인간 기사들이 며칠 동안 토론한 것보다 인공지능이 몇 분 만에 내놓는 대답이 훨씬 뛰어난 수 였다.
p68
이다혜 5단
AI를 적대적으로 여기지 않고 동반자나 친구로 받아들이기까지는 5년 정도 걸렸네요.
p69
만 9세였던 그의 딸은 이 9단이 알파고에 3연속으로 패하고 4국에 임하려 할 때 “아빠, 가지 마”라고 말했다.
p82
신진서 9단
그런데 지금은 체력이고 뭐고 아무리 세계대회 전날이라도 AI를 통해서 한 수라도 더 보고 대국에 임하는 게 저는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p89
AI 포석을 공부한 젊은 기사들은 초반 수십 수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둔다. 이런 대국의 초반은 사실상 서로 암기량을 확인하는 과정과 다를 바 없다.
p105
바둑 AI 프로그램은 노력형 기사들에게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 천재형 기사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
p115
포석 감각이 빼어난 기사, 어렸을 때부터 바둑을 익힌 기사, 공부를 열심히 한다기보다 실전에 강한 ‘게으른 천재형’ 기사, 고수들의 공동연구에 참여했던 기사들은 과거에 지녔던 이점을 잃었다. 그러면서 프로기사들의 실력이 전반적으로 올라갔다.
p118
하이트는 이성을 감성의 노예라기보다는 변호사라고 설명한다. 감성이 어떤 문제에 대해 옳고 그름을 결정하고 나면 이성은 그런 결정의 근거가 될 적절한 논리를 찾는다.
p143 (p123)
김지석 9단
예를 들어 AI가 이길 확률이 53퍼센트인 수와 이길 확률이 50퍼센트인 수를 추천했다고 쳐요. 그런데 제가 53퍼센트짜리 수에 대해서는 모양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50퍼센트짜리 수에 대해서는 그래도 비교적 이해를 하고 있다면 ‘이해도’ 같은 변수를 넣어서 값을 보정해야 할 것 같아요. 어차피 바둑은 제가 둬야 하는 거잖아요. AI가 53퍼센트가 아니라 60퍼센트, 70퍼센트짜리 수를 추천한다고 한들 제가 그 모양을 이해하지 못하면 차라리 50퍼센트짜리가 더 승률 기대치가 높지 않을까 싶어요.
p148
언어는 도구다. 그 도구에 기대지 않는 인공지능이 언어라는 도구에 기대야만 하는 인간들보다 더 훌륭하게 과제들을 수행할 때, 언어에는 균열이 생긴다. 우리는 ‘그 말이 무슨 뜻이냐’를 비로소 제대로 묻게 된다.
p156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고 나는 믿는다. (스티븐 킹)
p158
전자책 뷰어와 스마트워치로 독자의 심박수를 측정해서 어떤 대목이 정서적 흥분을 불러일으키는지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p180
사실 한국 바둑계는 자신들의 활동이 예술이 아니라 스포츠라고 결론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파고 충격은 감당하기 힘들었다.
p199
예술사에서는 이런 사건(과학기술로 인해 예술이 재정의되는 것)이 여러 번 벌어졌다. 우리는 주로 예술가들이 신기술을 받아들인 사례들을 잘 기억한다. 정확한 음정의 음을 동시에 여러 개 내면서 셈여림까지 표현할 수 있는 피아노의 발명은 작곡가들에게 여러 도전 기회를 제공했고 클래식 음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와 녹음기가 발명됐기 때문에 속삭이듯 노래하는 창법이 퍼질 수 있었다.
p202
AI 시대 이후의 세계 최강자인 신진서 9단은 나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때문에 바둑이 단조로워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독특했다. 그가 보기에는 초반은 바둑의 핵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진서 9단은 “바둑의 꽃은 중반”이라며 “중반이 가장 재미있고 치열해요. 초반이 어느 정도 정형화된다 하더라도 중반은 결국 재미있는 바둑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바둑의 매력에 대한 감각이 변하는 중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p204
절대다수의 사람은 돈을 잃기보다는 벌기를 바라며, 불안해지기보다 안전해지기를 원하고, 미움받기보다 사랑받기를, 무시받기보다 인정받기를 소망한다. 신기술은 그런 개별 욕망의 방향을 뒤집는다기보다는 각각에 기대할 수 있는 인센티브의 크기를 바꾸는데, 어떤 인센티브가 압도적으로 커지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은 드라마틱하게 변한다.
p219 (p187)
어떤 기술은 사람들의 현실 인식을 바꾸고, 새로운 인식을 지닌 후손들은 과거의 인식을 낯설고 우스꽝스럽게 여기게 된다. 그러면 옛 토템은 하나둘 무너진다. 그 토템이 보호하던 가치도 흔들리거나 무너진다.
‘인공지능은 그저 도구일 뿐이며, 사용 여부는 각자 선택하면 되고, 사용하건 사용하지 않건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지켜나가면 된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을 본다. 그들의 순진한 전망은 틀렸다.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다른 사람들 때문에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변하고 뒤바뀐다. 나를 둘러싼 기술-환경이 바뀌기 때문이다. 내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한 그 영향을 받는다.
p220
내가 수렵채집에 의존하는 생활 방식을 고집하더라도, 내 주변 사람들이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 나는 예전처럼 살 수 없다. 내가 수렵채집인으로서 성스럽게 여기는 나무를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베어 내면 나는 화가 날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생활하는 방식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p227
바둑 중계는 인공지능이 도입된 이후 경마 중계와 흡사해졌다.
박정상 9단
전에도 어느 정도 해설자가 실력이 있어야 말에 권위가 생겼는데, 지금은 그런 실력에 더해 인공지능의 판단을 인간의 감성으로 풀어서 시청자에게 전하는 역할을 해야 해요,
알파고 이전에는 인간 최강자끼리 바둑을 두는 동안 그 대국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두 대국자가 가장 잘 알았다. 알파고 이후에는 자신이 두는 바둑의 형세를 가장 모르는 사람이 바로 그 두 대국자다. 해설을 맡은 프로기사나 그 해설을 듣는 시청자들은 인공지능 덕분에 실시간 형세와 다음에 두어야 할 수를 훨씬 더 정확히 안다.
p231 (p197)
내가 운전을 할 때 늘 내비게이션이 제안하는 경로를 따라간다면, 나는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는 걸까, 내비게이션의 명령을 받는 걸까? 내비게이션이 제안하는 경로를 따르지 않고 내 마음대로 길을 선택할 수 있지만, 그때마다 시간과 연료를 그만큼 낭비하게 된다면 그때 나의 상황을 ‘내비게이션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처벌을 받는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까? 만약 내 차 조수석과 뒷좌석에 동행인들이 있고, 그들이 당연히 내가 내비게이션이 제안하는 경로대로 운전하리라 예상한다면, 그때 내게 내비게이션의 제안을 따르지 않을 자유는 얼마나 있는 걸까?
내가 속한 조직이나 사회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매번 인공지능의 제안을 충실히 따른다면, 내가 속한 조직과 사회는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는 걸까?
p233 (p198)
사실 현대 조직들은 몇몇 구성원이 가진 암묵지를 파악해서 다른 구성원에게 전파하려고 엄청 애를 쓰며, 이것이 이른바 ‘지식경영’의 핵심이다.
p240 (p204)
그런데 딥러닝 기법을 사용하는 인공지능은 인간 전문가들보다 더 풍성하고 정확한 암묵지를 지니게 될지 모른다.
p243 (p206)
이다혜 5단
저도 변호사 한 명을 몇 년 동안 가르쳤는데, 그분이 알파고 이후에 ‘더 이상 바둑을 프로기사에게 배워야 할 이유를 못 찾겠어요’라면서 그만두셨어요. 바둑을 엄청나게 좋아해서 그룹 레슨도 받고 개인 과외도 받던 분이었어요. 그런데 알파고 이전까지는 바둑 사범들을 신처럼 생각했는데 그런 환상이 깨졌대요.
p257 (p218)
당신이 이사회 멤버라면, AI 경영 도우미의 제안을 따르지 않는 인간 최고경영자를 얼마나 믿고 지지하겠는가? 다른 주주들은 어떨까? 직원들은? 인간 최고경영자보다 인공지능을 신뢰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인간 경영인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학생들을 더 정직하게 대하게 된 바둑 선생님들처럼, 인간 최고경영자는 자신의 결정이 왜 인공지능보다 나은 판단인지 근거를 대야 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인간 최고경영자의 카리스마는 줄어든다. 그리고 시장에 언제나 ‘완전 AI 경영’이라는 선택지가 있는 한, 인간 최고경영자의 최고 연봉도 지금처럼 높을 수는 없을 것이다.
p258 (p219)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 판사가 AI 판결 도우미의 제안과 다른 판결을 내리면 어떤 논란이 벌어질까? 그때 그의 판결문은 얼마나 권위가 있을까?
p263 (p223)
인공지능은 우리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가치를 없애버린다.
p266
우리가 새로운 가치의 원천을 찾아내지 못하면 인공지능에 기반한 사회는 거대한 ‘죽음의 집’이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급여와는 상관없다.
p282
바둑이 만드는 가치의 근원이 그 경쟁이라고 여긴다면, 어떤 신기술이 인간 기사들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낫게 만들 거라는 희망은 품지 말아야 한다.
p293 (p248)
인간 기사들이 만들어 내는 서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라면, ‘인간의 바둑’은 스토리텔링에 도움이 되는 요소들을 중심에 모으고 불필요한 요소는 줄이거나 빼는 방향으로 재구성된다. ‘인간의 문학’도 마찬가지다. 거기서 탁월함이라는 가치는 결코 중심 요소가 아니며 아주 낮은 수준으로 요구된다. 그러면 바둑이건 문학이건, 참여하는 개인이 노력해야 하는 방향이 달라진다. 탁월함이 아니라 스토리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
p300
(홍민표 9단)
알파고가 등장하기 전에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알파고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제 가치관이 좀 바뀌었네요.
p335 ~ 336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스콧 갤러웨이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구글은 한마디로 ‘현대인의 신’이다. (중략) 그 변덕스러운 신에게 바둑계 정도 규모의 공동체를 뒤흔들고 바둑계 종사자들의 가치의 근원을 박살 내는 일은 어렵지 않다.
p359 (p304)
기술자들은 기술은 도구일 뿐이며, 쓰는 사람이 그 용도를 정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주장들은 틀렸다. 기술은 하나의 사상이다. 흔히 칼이 요리사의 손에 들어가면 조리 도구가 되고, 강도의 손에 들어가면 무기가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칼은 오히려 매우 예외적인 기술이다.
p381 (p322)
우리는 현실감을 잃어버린 뒤에야, 기술로 인해 객관적 현실이라는 개념이 무색해지고 증강현실 기기 이용자들이 모두 주관적 현실 속에서 사는 때가 되어서야 현실감이 어떤 가치였는지 이해하게 된다. 2020년대는 ‘공통 현실’이라는 게 존재한 마지막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
p395
가치는 생물종에 비유할 수도 있다. 어떤 가치는 죽으며, 한번 죽고 나면 되살리지 못한다. 바둑 AI를 전부 금지해서 없애버린다 해도 프로기사들의 자존감은 되살아나지 않을 것이다.
p403 (p340)
우리는 우리 운명의 주인이다.우리는 우리 영혼의 선장이다.아직까지는
p416
바둑판에서 펼쳐질 수 있는 모양을 10의 170제곱 정도로 추정한 것이다. 같은 자리에 또 돌을 둘 수 있기 때문에 바둑을 둘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아진다. 체스는 경우의 수가 10의 40제곱에서 10의 45제곱 정도로 추정된다. 우주의 원자 수는 10의 82제곱 정도로 추정된다.
p426
comments powered by Disqus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바둑에는 체력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다섯 번 대국하는 동안 몸무게가 7킬로그램이나 줄었다. 나이가 들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스타일을 전투형으로 바꾸는 프로기사도 많다. 싸움을 걸어 빨리 승부를 정해버리는 게 덜 피로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