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세프

Publish date: 2012-01-16
Tags: 생산성 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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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2023.10.28

해부 학자 류비셰프는 1972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70여 권의 학술서적를 비롯한 방대한 연구 결과와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 생산성의 비결은 28살때부터 작성해온 ‘시간통계’ 노트에 있다고 합니다. 시간을 자세히 기록한다는 점은 류비셰프 뿐만 아니라 초인적인 생산성을 보여줬던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이기도 합니다. 류비셰프는 52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그가 사용한 시간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2012년 읽었던 책이였는데 다시 훝어보니 더 감탄스럽고 반성되는 바가 많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많이 남다르고 조금 이상한 사람의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던 듯합니다. 그 사이에 다른 책들을 통해서 시간을 기록하는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닳았기에 지금은 더 감명 깊은 책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버리지 않고 스캔을 해둔 과거의 저를 칭찬합니다.

류비셰프의 섬세한 시간 관리와 통계 정리 방식은 최근 본 세바시에서 이준희님의 시간관리법 강연과도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높은 정밀도로 시간 관리를 하기에는 어려울듯해서 면 하루 중 일부나 핵심이나 관심있는 활동만이라도 기록해 보는 식으로 쉽게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먼저 적용을 해보려고합니다.

역자의 아래와 글도 공감이 많이 갑니다.

누구나 이렇게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인물을 보면서 내 삶을 돌이켜 생각하고 10%, 아니 다만 1%라도 개선해낸다면 우리네 보통 사람에게는 대 성공이리라.

개인적으로 내가 이 책을 읽고 옮기면서 가장 크게 배운 점은 늘 시간에 대해 생각하며 사는 것이 흔히 생각하듯이 각박한 일이기는 커녕 가장 여유로운 삶의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일할 때, 친구와 이야기할 때, 휴식할 때, 여행할 때 그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그리하여 시간과 행복하게 공존하게끔 해주는 방법 말이다. 일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쉬는 것도 아닌 그런 흐지부지한, 그러면서도 마음 불편한 시간이 얼마나 많았던가!

인상 깊은 단락

p38 ~ p39

류비셰프가 살아 있을 때부터 번호가 붙여져 제본된 그의 저작 문서들을 본 사림은 놀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학문적 내용을 담은 서신. 일상 업무에 관련된 문서, 생물학이나 수학, 사회학 이론을 요약 정리한 글, 일기, 논문, 원고, 회고문, 부인인 올가가 남긴 기록, 수첩, 메모, 학술 보고서, 사진, 독서 감상문 등이 수백 권 분량이나 되었던 것이다.

편지나 원고는 일일이 베껴 써두었다가 제본했다, 자기 글 솜씨를 과시한다거나 나중에 누가 읽어줄 것을 기대한 때문은 전혀 아 니었다 그 문서들은 류비셰프 자신에게 항상 필요했다. 편지 시본도 마찬가지였다.

류비셰프의 삶은 한 해 한 해, 하루하루, 아니 한 시간 한 시간 단위로도 문제없이 그대로 재생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알기로 류비셰프는 1916년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해 단 하루도 거른 적이 없다.

p41

1916년의 일기, 1917년의 일기, 1940년과 1941년의 일기를 살펴보았지만 다 똑같았다. 이건 일기라 할 수가 없었다. 하루 동안 한 일을 간단하게 나열하고 시간과 분을 계산한 후 옆에 다시 알 수 없는 숫자를 적어두었다.

p52

어쨌든 1916년부터 1972년,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그날까지 56년 동안 류비셰프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이 사용한 시간을 기 록했다.

p55

미국의 유명한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1909~)는 모든 경영자들에게 각자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히 기록해보라고 권유한다. 그러면서 이 작업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히는 사람은 거의 없디는 말을 덧붙인다.

p70

류비세프는 개인적으로 하루에 7~8시간 이상은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는데 알다시피 그는 단 1분 1초까지도 정확하게 일한 시간을 계산하기 때문에 그의 말은 완전히 신뢰할 수 있다.

(감상) 누구나 시간을 기록해본다면 고도로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작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일이 많았을 때 하루 8시간 정말 집중해서 일하고나니 퇴근 후 너무 피곤해서 아무 것도 못하고 잠만 잤었던 적도 있다.

p77

류비세프의 일기 내용 중

연간 계획이나 월간 계획을 작성할 때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내가 어떤 책 한 권을 읽어야 한다고 치자. 경험에 따르면 나는 한 시간에 20~30쪽을 읽을 수 있다. 이런 기존의 경험을 바탕으로 계획을 짜는 것이다. 수학책 같은 경우는 한 시간에 4~5쪽을 읽을 수 있고 때로는 채 1쪽을 못 넘 걸 때도 있다.

나는 읽었던 책은 모두 세밀히 분석해서 내 것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내가 잘 모르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의 서적이면 먼저 요점정리를 해둔다. 또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책을 읽고 나면 항상 비판적인 분석을 써놓으려고 한다. 경험을 바탕으로 몇 권외 책울 분석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미 리 계획할 수 있다.

만일 제대로 업무에 임한다면 실제 업무에 사용된 시간과 미리 할당한 시간 간의 오차는 10% 내외이다.

(감상) 일을 할 때나 책을 읽을 때 추정이 빗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나하나가 다 다른 업무라 과거의 경험을 기준으로 하기가 쉽지 않아서라고 생각했었는데, 과거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겨주고 참고하는 시도도 부족했다고 느껴진다. 완전히 똑같은 업무는 없더라도 완전히 모든 것이 새로운 업무도 없을테니 적어도 ‘감'이 좋아지는 효과는 기대할만하다.

p78 ~ p79

시간은 류비셰프에게 있어서 눈에 보이는 물질과 같았다. 절대로 흔적 없이 사라지거나 흘러가지 않았다.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늘 알 수 있었다. 한마디로 류비셰프는 시간을 ‘채굴해’ 나간 셈이 었다.

통계를 내어 연간 결산까지도 함

류비셰프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통계학에 관한 지식을 총동원하여 지난해를 분석하고 결산하였댜 매월 통계를 냈기 때문에 연간 결산을 위한 자료는 충분하였다.

p83 ~ p85

류비셰프의 연간 시간통계는 대기업의 회계 장부를 방불케 한다.

기타 부분에는 미처 계획대로 읽지 못했던 책, 즉 빚을 적어놓았다/

류비셰프는 이와 같이 매년 계획을 세웠고 그것을 또 5개년으로 묶었다. 5년이 지날 때마다 자신이 이루어낸 일들을 구체적으로 분 석하여 전반적인 느낌을 기록하였다.

p87

한 달 동안 시간통계에 든 시간은 1시간 50분에서 5시간 정도이다. 다음 달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데 다시 1시간이 들었다 결국 한 달 동안 순수 연구에 소요되는 총 300시간 중 3시간이 소요된 꼴이다. 1%의 비율이다.

(감상) 개인용 컴퓨터가 없었던 시절, 그처럼 섬세하게 시간을 기록하고 통계를 내는 비용이 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 시간도 계산해두었다. 요즘 시대에는 더 작은 비용으로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데에도 나는 왜 꾸준히 하지 않았을까.

p137

그의 시간통계 결산은 분석을 위한 것이었다. 흔히 사람들이 나이를 먹으면 그렇게 되듯 류비셰프도 해가 지날수록 시간의 소중함을 더 깊이 깨닫게 되었으며 시간통계 방법을 통해 시간의 가치와 소중함을 한층 더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p156 ~ p157

하지만 애석하게도 목표했던 일을 다 해내지는 못했다. 말년에 이르러 그는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결국 도달할 수 없으 리라는 점을 깨달았다 시간통계 방법 덕분에 얼마만큼 목표에 못미칠 것인지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72세 되던 해에 그는 ‘문화사 에서 나타난 데모크리토스와 플라톤의 유파들'이라는 책에 모든 힘을 쏟아붓기로 결심했다. 7~8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이 책을 마지막 일로 심은 것이다. 생애 최후의 작업이 늘 그렇듯 류비셰프의 경우에도 일반 생물학의 논의를 망라한 이 마지막 책이 그를 대표하는 것이 되었다..

p165

그의 생활 원칙.

  1. 의무적인 일은 맡지 않는다.
  2. 시간에 쫓기는 일은 많지 않는다.
  3. 피로를 느끼면 바로 일을 충단하고 휴식한다.
  4. 열 시간 정도 충분히 잠울 잔다.
  5. 힘든 일과 줄거운 일을 적당히 섞어 한다.

(감상) 회사에서 협업을 하는 사람들이 이 같이 일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4,5번은 의식할만 하다.

p166 ~ p167

류비셰프가 얼마나 용감하게 시간에 맞섰는지 생각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몸으로 시간을 느꼈다 그리고 늘 요동치며 흘 러가는 현재를 관리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는 시시각각 줄어드는 남은 생애를 정확히 헤아리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그는 단 한순간도 헛되이 놓쳐버리지 않도록 온 정신을 집중해 지나가는 시간을 잡아챘고 최대한 많은 일을 해냈다. 마치 일용할 양식을 대하 듯 그는 시간을 경건하게 여겼다. ‘시간을 죽인다 는 일 따위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어떤 시간이든 그에게는 더없이 소중했다 모 두가 창작의 시간, 앎의 시간, 삶을 즐기는 시간이었다. 그는 시간 숭배를 실천했다. 이렇게 되자 삶은 흔히 말하듯 덧없이 짧은 것이 아니었다. 나이도 일의 어려운 정도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류비셰프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끊임 없는 노력을 통해 1분을 한 시간처럼, 그리고 한 시간을 하루처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은 길고 도 긴 시간이다. 많은 것을 읽고 여러 언어를 습득하고 여행하고 음악을 듣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시골과 도시에서 모두 살아보고 정원을 가꾸고 젊은이를 가르칠 수 있다.

여유를 부리다 보면 시간은 그만큼 더빨리 흘러가버린다.

p169

그가 1969년 주고 받은 편지의 양.

419통의 편지를 받움(그 중 98통은 해외에서 온 것). 283통의 편지를 씀. 69통은 소포로 보냄.

p174

류비셰프가 서신 교환을 통해 해낸 일은 수십 명의 직원을 둔 학문 서비스 센터’ 전체의 업무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였다.

p182

그를 그저 이타주의자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편지를 쓰는 데 시간을 많이 소비하기는 했지만 동시에 그 편지들 덕분에 시간을 절약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 권으로 엮어진 두꺼운 편지 묶음과 책들의 요점정리 공책을 책꽂이에 가지런히 정리해놓았다. 그 리고 논문을 쓸 때면 그 속에서 인용할 부분을 찾곤 하였다. 편지한 통 전체가 논문에 인용되는 경우도 있었다.

p210 ~ p211

옮긴이의 말

누구나 이렇게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인물을 보면서 내 삶을 돌이켜 생각하고 10%, 아니 다만 1%라도 개선해낸다면 우리네 보통 사람에게는 대 성공이리라.

개인적으로 내가 이 책을 읽고 옮기면서 가장 크게 배운 점은 늘 시간에 대해 생각하며 사는 것이 흔히 생각하듯이 각박한 일이기는 커녕 가장 여유로운 삶의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일할 때, 친구와 이야기할 때, 휴식할 때, 여행할 때 그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그리하여 시간과 행복하게 공존하게끔 해주는 방법 말이다. 일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쉬는 것도 아닌 그런 흐지부지한, 그러면서도 마음 불편한 시간이 얼마나 많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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