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당신들의 나라
Publish date: 2013-08-17Tags: 시사 barbara-ehrenreich 미국
감상
현재 국내 출간된 바버라에런라이크의 책이 4권인데, 이 책을 가장 마지막에 읽었다. ‘~의 배신'시리즈와는 달리 독립된 여러글들의 묶음이라서 잠깐씩 읽기에는 편했다. 하지만 긴 흐름이 있는 ‘~의 배신'시리즈보다는 한 주제를 파고 들어가는 느낌이 덜해서 아쉽기도 하다.
내용보다는 재치있는 표현과 문장이 인상 깊은 부분이 많다. 그런 문장이 술술 읽히니 번역도 매끈하다고 느껴진다.
2장의 마지막 글의 제목이 ‘월스트리를 점령하라!‘라서 다소 놀랬다. 책의 원서가 출판된 시기는 2009년인데, 이 슬로건이 언론에 등장한 것은 2011년이였으니.. 찾아보니 이 책이 월가 점령시위를 예언했다고 소개한 기사도 있다.
2011/12/09, 경향신문, 이미 2년 전 1%의 꼼수를 분석 ‘월가 점령’ 주장
이 책이 미국에서 출간된 건 2009년이다. 저자는 채무자들의 피와 눈물로 배를 불리는 그들에 대항해 “우리 모두 월스트리트로 행진해 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물었다. 2년 후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2011/12/10, 부산일보, 부자 1%가 문제다
2년 전 이런 사태를 정확히 예견한 서적이 최근 국내에서 번역돼 출간됐다.
그런데 원서의 목차에서는 이 장의 제목을 따로 찾을 수는 없었다. 인터넷의 목차가 최신판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원서의 제목은 ‘This land is their land'인데, 미국의 유명한 포크송인 ‘This land is your land'를 풍자한 것 같다. 월가점령 시위 때 RATM의 Tom Morello가 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는 기사가 있다.
인상 깊은 부분
p11
지난 10년동안 자본주의적 혁신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여력이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쥐어짜는 기술이였다.
p30
매사추세츠 기술연구소의 캐롤라 프리드먼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레이븐 E.삭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0~40년전에는 대기업 CEO의 연봉이 서열 3위의 임원에 비해 평균 80퍼센트 높았다. 그런데 이 격차가 21세기 초반에는 260퍼센트로 확대되었다.
p64
이미 한 세기쯤 전에 헨리 포드는 종업원들이 포드 자동차를 살 수 있을만큼 벌어야만 회사 또한 번창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반면 월마트는 악명 높은 저임금이 결국엔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p89
수치심은 강제보다 더 효과적인 사회 통제 수단이다. 지주 앞에서 고개를 뻣뻣이 든 소작인은 감히 문제를 제기하려 했다는 이유로 조롱당한다. 가부장제에 반대해 목소리를 높인 엿어은 잔소리르꾼으로 몰리고 심하면 ‘난잡한 계집'이라고 욕을 먹는다.
p118 ~ 119
그렇지만 이제는 미국이 지식 및 혁신을 독점하고 있는 양 가장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원격의료'를 보자. 인도와 레바논의 방사선 전문의가 앨투나와 시카고 소재 병원의 CT자료를 판독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만큼은 서구 창의력이 최후의 요새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아일랜드 미디어 업계의 억만장자 CEO는 교열을 비롯해 신문 발행에 따른 각종 작업을 거의 모두 아웃소싱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렇게 썼다. “기사 작성과 편집 기술이라는 마법 정도가 예외일 뿐… 인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작업이 각각 다른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마법도 힘을 잃었다. 약 3년 전부터 통신사인 로이터는 월스트리트 취재를 인도 방갈로르에 아웃소싱했다. 미국 땅에 살고 있는 진짜 미국인이 다른 사람들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도 없단 말인가?
p123
p187
크리스천 사이언스 신자인 부모님 아래서 자란 내 어머니는 아이가 아픈 기색을 보이면 경멸과 조롱으로 대응하는 분이였으므로 나는 그런 사태에 대비가 되어 있다. 육체의 질병을 도덕적 실패로 여기게끔 키워졌기 때문에 발진이 생기거나 목이 따끔거리면 형무소에서 복역할 용의가 내 마음 깊은 곳 어디엔가 있다.
저자가 좀 삐딱한 이유가 어린시절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p205
‘행복한 마음-건강한 몸’ 공식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긍정적인 관점은 면역 체계를 ㄱ 아화시킨ㄴ다는 주장마저 몇 년 전 켄터치 대학교의 수잰 세거스트롬에 의해 결딴나고 말았다. 스트레스가 몸시 심할 경우(중병을 앓는 사람들은 흔히 그렇다’ 낙천주의가 면역 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따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세거스트롬 자신도 그 겨로가에 놀랐다고 했다.
p247
정말로 가정을 ‘망치는’ 사람이 았다면, 그것은 노동자들에게는 해야 할 작업뿐만 아니라 가자고에 대한 책임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용자들이다. 나는 가정을 파괴하는 사용자에게는 두 가지 범주가 있다고 본다(그 둘은 종종 겹친다.) 하나는 충분한 임금을 주지 않아 노동자들이 일을 마치고 또 다른 일터로 향하게 만드는 사용자고, 다른 하나는 노동자가 하루에 열 시간 이상 일해주길 바라면서 학대하는 사용자다. 이런 반가정적 사용자는 점점 늘고 있다. 경제학사 줄리엣 쇼오가 ‘혹사당하는 미국인(The Overworked American)‘에 썼듯, 미국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1970년대부터 급속히 증가해 지금은 일중독으로 유명한 일본인보다 더 길다.
p269
복지국가의 대안이 된 교회는 ‘신앙'만이 아니라 세속적 혜택을 받은 사람들의 충성심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
워싱턴에서 버지니아 교외로 차를 몰고 가보면 매클레인 성서 교회가 보인다. 제임스 인호프 상원의원을 비롯해 저명한 우익 정치가들의 영적인 교향인 이 교회에서는 평일 야간 예배가 열린다. 여러 가족들과 10대들이 카페테리아에서 절며한 저녁 식사를 즐기고, 수백명의 실엄자들이 ‘진로 목회'에 참가해 기도를 올리면서 구직 요령을 전수받는다. 매클레인 교회는 이 밖에도 연간 1만명의 빈곤층에게 무료로 옷을 나눠주고, 위험에 처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워싱턴 도심 목회 수립을 도왔으며, 장애 어린이를 위한 ‘장애 목회'를 열고 있다.
p285
기독교 우파에게 줄기세포 연구를 금한 성서 구절을 보여 달라고 말하고 싶다. 낙태에 관해 넌지시 암시한 부분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 동성애 협오에 대한 내용이 성서에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은 노예제를 승인하고 동물을 제물로 쓰는 것에 이상할만치 집착하는 내용과 나란히 나와 있다. 그리고 동성 결혼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지적해야겠다.
comments powered by Disqus반면 빈곤과 경제적 불평등을 언급한 구절은 3000개가 넘는다. 좌파 전도사 짐 월리스가 성서를 펼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내용을 가위로 오려낸적이 있다. 그 결과 성서는 축제 때 뿌리는 색종이 조각처럼 변해버리고 말았다. 예수는 부의 재분배를 강경하게 주장했다. 천국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부자에게 에수가 한 말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 예수가 부시의 감세 정책을 두고 어떤 말씀을 하실지는 상상에 맡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