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한 도전

Publish date: 2023-05-14
Tags: 한국-it 기업-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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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2023년 8월 19일

이 책의 90쪽에 토스 채용 공고에서 영국의 모험가 어니스트 섀클턴 경의 남극 탐험대 구인 공고를 인용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위험천만한 여정에 참가할 사람 모집”

적은 임금, 혹독한 추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의 수개월, 상시적인 위험,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을지 미지수, 성공할 경우 명예와 인정이 뒤따름.

책에서는 섀클턴 경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간단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역사상 최남단인 남위 88도 23분에 영국 여왕의 깃발을 꽂았으며, 거대한 빙벽에 갇힌 채 634일을 견뎌낸 끝에 대원 27명과 함께 전원 무사히 귀환했다.

어제 우연찮게 아래 동영상을 보다가 섀클턴 경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알고 나니 이 채용공고를 인용한 점이 여러 모로 의미심장하게 느껴집니다.

이 책에 있는 문장만 읽으면 섀클턴 경이 남위 88도 23분까지 갔다가 634일만에 생환한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남위 88도 23분까지 간 탐험은 그의 두번째 탐험이였습니다. 그때 역사상 처음으로 남극점 정복을 앞두고 150km 남겨진 시점까지 도달했으나 식량이 떨어지자 귀환을 결정합니다. ‘죽은 사자보다 산 당나귀가 낫다'는 말을 남기도 합니다.

세번째 탐험에서는 최초로 남극대륙 횡단을 목표로 하고 갔으나 중간에 배가 난파하는 바람에 목표를 탐험대의 무사 귀환으로 바꿉니다. 그리고 634일간의 우여곡절을 거쳐서 전원 생존에 성공합니다.

즉, 토스에서 인용한 채용공고의 탐험에서 원래의 목표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실패로 꼽히는 이야기입니다. 다독가로 알려진 이승건 대표도 이런 배경을 잘 알았을 것 같습니다.

토스 탐험대도 어쩌면 끝이 위대한 실패가 될지도 모른다는 의미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승건 대표 스스로는 섀클턴 경과 같은 리더가 되겠다는 다짐을 담은 채용 공고였을 것 같기도합니다.

섀클턴 경의 이야기가 워낙 극적이라 영화와도 어울리겠다 싶었는데, 이미 몇차례 영상물로 만들어진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 만든 영화는 올해 개봉한듯한데, 그리 흥행하지는 못했는지 관련 자료를 많이 찾을수는 없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덩케르크나 오펜하이머처럼 대작으로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인터스텔라'에는 섀클턴 경의 탐험대에 대한 오마주가 많이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인터스텔라의 우주선인 ‘인듀얼런스(Endurance)호'도 섀클턴 경의 탐험대가 탓던 배의 이름입니다. 중간에 난파하는 것도 비슷합니다.

2023.5월

‘사용자 중심, 절실함, 절박함, 야수성, 프로 스포츠, 전장, 승리’. 이 책의 곳곳에서 나오는 단어들입니다. 책에 담긴 스타트업의 생존과 그 구성원들의 성장 과정은 네이버의 ‘연단'의 정서와도 닿아있습니다.

이 책은 읽기 시작하면 중간에 멈추기가 어려운 드라마와 같기도 합니다. 국내 IT 업체의 초창기를 다룬 다른 책들과 유사한 요소가 있으면서도 ‘유난한 재미'가 있습니다. 한게임과 NHN의 초창기를 담았던 ‘어제를 버려라‘에서 처럼 창업 초기에 뜻을 함께하자고 찾아온 동지들이 적시적소에 탁월한 역할을 해주었던 과정은 극적입니다. ‘크레프톤 웨이‘처럼 여러 실패와 고난을 이야기하기도하지만 크레프톤의 ‘배틀 그라운드'는 뜬금없었던, 그래서 더 현실감 있던 성공이였던 반면에 토스의 성공은 앞선 실패의 쓴 경험을 딛고 일어선 결과로 인과관계가 잘 짜여진 드라마의 절정이였습니다. YES24에서는 이 책이 ‘경영전략/경영혁신'로 분류되어 있지만 ‘논픽션 성장물'이라는 장르로도 간주할만합니다.

인기 드라마 시리즈와의 차이는, 앞으로의 현실에서 도전과 극복의 드라마가 이어질지에 대한 생각거리를 숙제로 남긴다는 점입니다. 책에 담긴 기간 안에서도 토스는 조직 문화를 수호하거나 때로는 바꾸기 위한 제도 개편을 여러차례 하기도했습니다. 이 책의 출판 이후에 언론에 보도된 ‘토스라이팅(토스+가스라이팅), 토양어선(토스+원양어선)‘이라는 단어들도 토스가 겪는 성장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토스가 규제가 뚫고 닭아놓은 길을 네이버나 카카오가 더 쉽게 갈 수 있기에 토스가 앞으로도 과거보다 더 큰 도전을 헤쳐나가야할듯합니다. 피터드러커의 ‘매니지먼트"에서 나온 아래 문장이 떠오르기도합니다. “성공은 늘 그 성공을 낳은 행동들을 진부하게 만들고 새로운 현실과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로 끝나는 이야기는 전래 동화뿐이다”


지금까지의 토스의 성장과정에서 관찰되는 몇가지 요소를 정리해봤습니다.

이른 시점에, 싼 실패를 하기 위한 실험

실사용자가 수요가 없었던 SNS 앱을 개발했다가 접은 ‘비싼’ 실패 이후로, 시장에서 통할 것이라는 가설을 어떻게하면 빠르고 싸게 검증할지를 토스팀은 꾸준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토스의 첫 성공이였던 ‘송금'도 제품 개발 전에 페이스북의 광고를 먼저 내어서 사람들이 얼마나 반응하는지 살폈다고 합니다. 그런데 초기의 교훈 이후에도 ‘토스 대부'나 ‘토스 인슈얼런스'와 비싼 실패들은 다시 겪기도했습니다. 가설을 초기에 검증해야 한다는 지식을 단순히 안다고 해서 비싼 실패를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닌듯합니다.

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조직 구조

토스의 PO(Product Owner)는 해당 제품에 대한 방향성과 투자 등에 대한 최고 의사 결정자입니다. 이승건 대표조차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제품이 성공하면 보상도 크지만 그만큼 부담도 크기에 퇴사하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여러 서비스를 총괄/관통하는 체계

토스에서는 제품별로 빠른 의사 결정을 하는 PO가 있지만 때론는 전체 회사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은 전사 차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토스 송금 서비스의 3개월 연속으로 장애가 발생했을 때 SRE조직이 만들어졌거나 토스 전체 서비스의 디자인 일관성과 생산성 개선을 위한 토스 디자인 시스템(TDS)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평생 무료 송금'도 단일 서비스의 PO 관점에서는 불합리한 결정일 수 있었지만, 이승건 대표의 철학과 권한으로 관철된 의사결정이고 했습습니다.

인상 깊은 단락

1장 선을 넘어서는 용기

여정의 시작

[p19] 이승건님이 사마천의 ‘사기열전'을 읽은 소감

저들처럼 더 많은 이들의 삶에 한꺼번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 세상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위대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의사로서 한 명 한 명의 삶을 바꾸는 일은 보람 있지만 더뎌 보였다. 생을 짧았다.

[p21] 2011년 만난 초기 개발자 이태양 님

이태양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네이버에서 인턴 과정을 마치고 입사가 결정된 상태였다. 네이버는 그때도 개발자들에게 선망의 직장이었다. 회사에서 환영 카드와 꽃다발을 대전에 있는 이태양의 집으로 보냈고, 부모님도 기뻐했다.

[p23] 이태양 님이 이승건 님에게 한말

“대장, 인생 걸 거 아니면 지금 솔직히 얘기해줘. 언젠가 치과의사로 돌아가 버릴 거라면, 나는 지금 여기서 그만 두는게 낫곘어”

세상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이 단락에서 설명한 시기가 토스 문화의 발원지이다.

[p26] 처음 개발한 제품 ‘울라블라'에 대한 이태양 님의 회고

“세상이 받아들이는 문제의 크기보다, 우리가 느끼는 문제의 크기가 너무 컸던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이 서비스가 ‘옮다'고 주장하게 되는 거죠. 제품을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쓰는 사람은 전혀 늘지 않았어요”

[p28]

실패의 단계를 하나씩 되짚어가며 이승건은 창업의 본질을 고민했다. 모범생답게 그는 책에서 답을 찾았다. 19세기 영국의 사회비평가 존 러스킨은 인간의 직업이 언제 숭고해지는 가를 논했다. 군인은 국가를 수호할 때, 의사는 사람들의 건강을 지킬 때, 법률가는 정의를 집행할 때 숭고하며 사회의 존경을 받는다. 그리고 상인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자를 공금할 때 그렇다.

이 책의 출간후에 토스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50초 홍보 영상에도 책의 이 단락과 이어지는 내용이 이승건 님과의 인터뷰 때 녹음한듯한 목소리로 나온다.

기업가는 언제 숭고해지는가? 기업가는 모든 것을 걸고 세상이 필요로 하는 풍요와 서비스를 공급할 때, 회사에 목숨을 걸고, 그럴 때 숭고하다고 느낀다.

이어지는 단락을 보면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배경을 알 수 있다.

[p29]

당시에도 이승건은 치과의사 출신이라는 이력 때문에 창업가 관련 인터뷰에 종종 초대됐는데, 그럴 때마다 “아직 매출은 없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현대의 기업인은 과거의 상인이고, 상인이 존재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세상이 필요로 하는 풍요를 공급하는데 있다. [중략] 그런데 이승건은 거꾸로 ‘내가 당신들의 삶을 이렇게 바꿔주겠다'며 아무도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p29]

그때 이승건의 눈앞에 떠오른 것은 옆자리 동료의 아이 얼굴이였다.

“내 마음대로 살고 싶어서 의사 그만두고 인생의 몇 년을 보낸건 스스로 책임질 일이죠. 하지만 내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무슨 죄예요. 그 가족들의 인생은? [중략]”

[p30]

토스가 서비스를 만드는 제1원칙인 ‘고객중심주의'에 대한 집착은 이때의 깨달음에서 비롯되었다. ‘고객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말은 그저 누구나 하는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니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성공에 가까워진다는 사실을 실패를 견디며 깊숙히 이해한 끝에 나온 것이었다. 이후 토스의 모든 제품 원칙과 조직 문화의 근간에 승리에 대한 갈망이 자리잡았다.

고스트 프로토콜

[p34] 페이스북에 송금에 대한 광고를 내어보고 ‘좋아요'와 클릭을 누른 비율로 수요가 있다는 가설을 검증

이전에는 1년 넘게 2억원을 써서 8명이 ‘울라블라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이번에는 단 이틀 만에 1만원으로 ‘사람들은 간편한 송금 서비스를 원한다'는 가설을 검증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셧다운

토스의 초기 운영 방식

이 방식을 악용해서 주중에 토스로 송금하고 금요일이 되기전 자기 계좌 잔액을 비워버려서 돈을 못 빼내가게 악용하는 사용자도 나옴. 악성고객에서 전화로 독촉을 했으나 이때 못받은 돈이 아직도 2000만원쯤 된다고 함.

당국에 의해서 이 방식을 못 쓰게 됨. 정부가 막기에 밴사와도 제휴가 안 됨.

[p44]

모든 은행망을 쥐고 있는 밴사와 제휴할 수 없다면, 방법은 하나였다. 각개격파하듯 국내 모든 은행을 찾아다며니 출근 이체 펌뱅킹망을 여는 것. 밴사 사장은 “은행들을 돌아다니며 설득하려면 최소 2~3년은 걸리 것"이라며 “똑똑한 청년들 같은데 헛수고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토스에서 모든 은행 계조의 송금이 가능해진 것은 2017년 2월로, 3년 가까이 걸릴 거라던 그 말은 정말이었다.

2장 정성스럽게 그러나 포악스럽게

모실 준비가 되었습니다.

[p55] 2014년 9월 4일 이승건님의 메일 중

우리의 비지니스는 결국 스마트 디바이스로 ‘지갑'을 대체하겠다는 것입니다. [중략] 상상하면 얼굴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중략] 우리는 사회를 한 단계 진보시켰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p57] ‘뱅크월넷 포 카카오’ 서비스 출시 소식에 토스를 포기하려던 이승건에게 여자친구가 한 말

“정신 차려. 지금 네가 성공하든 망하든 아무도 몰라. 차라리 카카오랑 맞붙어서 제대로 망해봐. 그러면 팀이 유명해지기라도 하겠다.”

[p57] ‘뱅크월넷 포 카카오'의 대응 전략을 세움

뱅크월렛 서비스를 카카오톡에 ~~붙은 하나의 기능이 아니라 별도의 앱으로 내놓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작은 안도감이 밀려왔다. 앱 하나를 다운로드하게 만들려면 생각보다 큰 노력과 비용이 든다는 사실을 토스팀은 뼈저린 실패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감상: 네이버페이를 통한 결제가~~ 처음에는 네이버앱의 기능으로 포함되었던 것도 비슷한 이유였을듯하고, 적절한 전략으로 느껴진다.

[p59] 예상대로 뱅크월렛은 큰 반응을 얻지못하고 서비스 종료됨. 토스팀은 실제로 써보면서 반응을 살펴봄.

남영철이 뱅크월렛으로 돈을 보내면 ‘귀찮으니 계좌로 보내라'는 친구들의 불평이 돌아오곤 했다.

정식 출시

[p68]

일면식도 없는 한 은행 임원은 이승건에게 대뜸 “당신이 얼마나 무모하고 말도 안 되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지 아느냐. 시장을 교란시키기 전에 빨리 포기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고, 또 다른 은행의 디지털 담당 부장은 선심 쓰듯 택시를 잡아주며 “금융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 지금까지 아무도 라이선스 없이 성공하지 못했다.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태생부터 경쟁

[p73] 마케팅 담당 하준백 님의 이야기

“타깃 연령을 1세 단위로 쪼개서 1000원 어치씩 광고하기도 했어요. 어떤 컨텐츠가 어떤 연령대에서 반응이 있을지 모르잖아요. 만14세부터 65세까지 광고 세트를 52개 만드는 거죠. 그래서 어떤 연령대에서 반응이 나타나면 거기에 더 많은 광고비를 태웠어요. 나머지 광고는 끄고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발악을 한 거죠. 회사에서 잘리지 않았으면 좋곘다거나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토스라는 가치 있는 서비스가 얼릉 성장해서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감상: 이 분의 절실함에 비할바는 못되겠지만, 나도 경험을 돌아보니 어떤 마음이었을지 짐작은 간다.

[p75]

2015년 12월30일 업로드한 ‘9살_차이나는_흔한_남매의_대화.mp3’ 라는 동영상은 가입당 100원이라는 역대급 효율을 기록했다. 안지영과 또다른 마케팅 팀원 한규엽의 목소리로 녹음한 이영상은 여동생이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용돈 10만원 만 토스로 보내달라'고 조르는 단순한 내용이었다. 아침에 아이디어가 떠오르자마자 대본을 썼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소주를 한 잔 마셨다.

감상: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관련 자료를 찾을수 있다.

토스 직원분들이 녹음한거라고하는데 연기가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연기력을 타고나신 분들이거나 평소 주량이 약해서 소주 한잔으로 효과가 컸다거나, 책으로 옮기다보니 소주 한 병을 한 잔으로 표기했다거나, 그 잔이 500cc짜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78] 출금이체 펌뱅킹을 평일에만 제공하는 은행이 있기 때문에 주말 사이에 사용자가 이체한 금액은 일단 토스의 운영자금으로 송금했었음. 운영자금이 모자라는 상황이 왔을 때

하루 거래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투자유치는 늦어지면서, 결국 운영 자금이 모자라는 사태가 일어났다. 팀원들은 광고비를 결제할 때처럼 아무렇지 않다는 듯 사비로 그 돈을 메꾸고, 월요일에 법인 계좌에 돈이 들어오면 나눠 가져갔다.

[p79] 네이페이가 간편 송금을 하겠다는 소식에 대한 반응.

기사가 나자 네이버는 한발 물러섰다. 송금 기능을 대거 후퇴시키고 간편 결제 위주로 만든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론칭했다. 토스팀으로서는 천만다행이었다.

하지만 팀 내부의 위기의식은 더욱 커졌다. 네이버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다시 뛰어들어 거비스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이 따라오지 못한 ‘미친 속도'만이 작고 재빠른 스타으업 토스팀의 유일한 무기였다.

감상: 토스, 카카오 등 국내 금융 플랫폼에서 간편 송금은 그 자체가 수익 모델이기보다는 사용자 유입을 위한 수단이였다. 이미 검색, 쇼핑 등 다른 경로로 사용자를 끌어들일 길이 많았던 네이버는 굳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송금을 내세울 필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무너진 수익 모델

[p83] 송호진 님의 재무추정으로는 결제사업이 토스를 흑자전환 시킬수 없다고 나옴.

그리고 3주만에 송호진은 그간 토스팀이 품어온 꿈을 부숴버렸다. 그는 당장의 결제 확대가 토스를 구원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송호진은 이승건에게 엑셀 파일 하나를 건넸다.

[p84]

이승건은 지금도 그 밤이 또렷이 기억난다고 했다. 막연히 이뤄질 거라 믿었던 미래가 붕괴된 충격, 사용자 수를 늘리는데 골몰하느라 제대로 된 손익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실망, 동시에 ‘엑셀'이라는 도구에 대한 경외감이 밀려왔다.

[p85] 재무추정에 따른 결정에 대부분 동의했지만 일부는 반대함

일부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사람들이 가장 자주 쓰는 ‘결제’ 시장을 잡아야만 핀테크 전장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1년 후에도 서비스를 몰래몰래 다듬어 온라인 게임이 토스결제를 붙이는 팀원들이 있을 정도였다.

감상: 회사의 의사결정과 상관없이 몰래 일을 할 정도였으니 그들에게는 이일이 단지 ‘회사일'이 아닌 더 큰 의미였을듯하다.

송금을 넘어 금융 플랫폼으로

[p86] 어느 사모펀드 대표의 말

“산업은 늘 같은 방향으로 진화한다. 어떤 산업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아무나 만들지 못하므로 생산업자, 즉 공급자가 힘을 쥔다. 점차 시간이 흐르면 고객과의 접점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유통업자에게로 힘이 옮겨간다.

게임, 음원 시장과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과 같은 플랫폼 기업도 같은 원리라고 이어서 언급. 반면 그 당시 우리나라 금융 산업에서 고객 저점을 절대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회사는 없다는 점을 깨달음.

그렇게 우리는 실패하지만 결국 성공한다.

[p90] 토스 채용 공고에서 영국의 모험가 어니스트 섀클턴 경의 남극 탐헌대 구인 공개를 인용.

[p91]

언제부턴가 ‘해내세요'라는 말은 팀의 유행어가 됐다. […]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팀원에게 ‘내해세요'는 변명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팀원에게 ‘해내세요'는 응원이었다.

[p93]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초창기 토스팀은 이미 애자일 이론을 실천하고 있었다.

빠르게 실험해 실패하고, 또 실패한 끝에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 이는 토스팀이 경험한 유일한 성공 방정식이었다.

열띤 토론 끝에 토스팀의 애자일 단위 조직은 ‘사일로(Silo)‘로 명명했다.

[p94] 토스팀의 조직구조

감상: 사일로가 네이버가 추진했던 ‘셀'과 유사하고 ‘CIC'보다는 작은 단위 같다.

[p95] 남영철 님의 말

“… 능력자들은 규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열심히 일하고, 문제가 일어나도 쉽게 회복합니다. 따라서 굳이 많은 규정을 만들 필요가 없죠. 조직에서 관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원은 비용도 근태도 아닌 ‘열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p101-103] 토스팀의 핵심 가치 2022년 기준으로는 핵심 가치 3.0이 정의되어 있다.

https://blog.toss.im/article/core-values-are-evolving 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3장 세상에서 가장 빨리 크는 스타트업

실리콘밸리에물서 흘린 눈물

[p110]

햇빛 쩅한 샌프란시스코의 노천 카페에 앉아 이승건은 눈물을 줄줄 흘렸다. 창업할 때만 해도 영어가 걸림돌이 될 거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다.

한국 스타트업의 가치는 창업자의 영어 실력이 좌우하는구나. 온몸으로 부딪쳐 박살난 후의 깨달음이었다.

탈퇴 러시

토스대부로 소액대출 서비스를 반년간 운영했으나 대부업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기존 사용자 탈퇴 러쉬가 이어져서 토스대부를 폐업함.

[p177] 이승건 님과 PO 김유리 님이 토스 대부에 대해 부정적인 트위터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아서 대응

김유리도 옆에 앉아 댓글을 달았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였다.

[p120] ‘실패파티'에서 토스대부의 PO 김유리님이 남긴 말.

“[…] 하지만 ‘대부업'이라는 표현이 풍기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얼마나 큰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 고객의 시선으로 하나하나 의심해봐야 했는데도요. 가벼운 사용자 인터뷰나 통제 가능한 소규모 실험을 해봤다면 어땧을까요. […] 시간과 자원이 적게 드는 ‘저렴한’ 실패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목표는 대담하게, 실행은 다다다다

[p128] CMA 계좌 개설의 허들을 맞춘 전략이 성공.

하지만 안지영 본인인증 등 몇 가지 절차만 거치면, 이미 가지고 있던 토스 주계좌를 ‘주계좌 플러스'라는 이름의 CMA 계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알렸다.

감상: ‘주계좌 플러스'라는 브랜드 전략도 좋았다고 느껴진다.

성장통

[p147] ‘이승건이 이랬다더라'와 같은 말들이 회사에서 돌아다니기 시작함.

이제 막 100명을 넘긴 토스팀은 이승건에게 직접 말을 걸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양분되었다.

[p150]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승건은 C레벨과 매니지먼트팀을 해체했다. 아무도 토스를 몰랐던 시절, 정부나 업계 사람들을 만날 때 꿀리지 않으려고 명함에 C레벨, 부사장(Vice President) 등의 직함을 적기 시작한 것었는데 팀원들 사이에 이를 기반으로 위아래가 형성되었다느 판단에서였다.

감상: 네이버에서도 2010년대에 본부제 해제, 직급/임원 제도 폐지 등을 한 시도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 있었을듯 하다.

[p151] 이승건 님이 더 수평적인 조직로의 진화를 선언. C레벨과 매니지먼트팀 해제.

토스팀에서는 실무자가 언제나 최고의사결정권(DRI)을 가진다. […] 상급자가 송감하지 못해도 하급자는 DRI로서 재량대로 그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상급자와 하급자의 차이 는'더 많은 역할(role) = 더 넓은 권한 범위 = 더 큰 책임과 보상'이라는 점이다. 즉 역할의 크기차이밖에 없다.

토스팀 PO의 핵심 역량

[p159] 이승건 님이 생각하는 PO

“사실상 작은 CEO로서 자신이 선택한 제품의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제품 전략 뿐 아니라 마케팅, 채용, 코칭, 사업개발, 우서순위, 법률적 문제 해결 등 모든 것이요. 예산 사용의 여부와 규모까지 모두 PO가 결정하고, 그 결정에 공감할 수 있으면 파이낸스팀은 지원합니다. 만약 PO가 실패 선언을 하면 거기까지이고, 그것은 토스팀 리더인 저도 말리거나 바꿀 수 없어요. […]”

감상: 그런데 이 책 292페이지에서 이승건 대표가 ‘평생 무료 송금’ 정책을 도입했을 때에는 이 원칙을 지키지 않고 강행했다는 느낌도 든다. 그렇게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일이기도 했다.

감상: 네이버의 CIC 대표와도 추구하는 바가 비슷한 느낌이다. 다만 네이버는 일 CIC 안에도 여러 서비스가 존재한다.

4장 로드바이크가 불편한 이유

속도의 이면

[p163] 2017년 10월 10일부터, 매달 10일에 3개월 연속 토스 서비스의 장애가 터짐.

특히 매달 10일에 사용자 트래픽이 집중됐다. 월급을 후지급하는 중소기업이나 아르바이트 급여일이 10일이다. 그때만 해도 토스는 20대 사용자가 많았기 때문에 20일이나 25일 급여일보다 10일 이 가장 북적였다.

[p169]

팀원 모두가 ‘포커스 온 임팩트(Focus on Impact)',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일에 온 에너지를 집중하자고 외치는 분위기에서 기술부채를 해소하고 업무기반을 다지는 일은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 같은 토스팀원드레엑 자신이 장애물처럼 여겨지는 상황은 원치않았다.

이어서 네이버에서도 일하셨던 오창훈 님이 등장해서 반가웠음.

[p171] SRE팀이 신설됨. 데이터센터를 서초와 평촌으로 이중하하고 active-active로 운영. 양쪽 트레픽 비중은 원하는대로 조정이 가능함.

[p173] 가장 큰 깨달음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가치가 언제든 무너지고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토스팀에서 속도는 여전히 중요한 요소지만, 관점이 바뀌었다. 장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내버려둔 채 속도를 내는 게 아니라, 서비스가 많아지고 팀이 커져도 아무 문제 없이 오히려 더 빠르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 튼튼한 인트라를 만드는데 토스팀의 속도와 자원이 집중됐다. 앱 디자인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횡적인 혁신

토스 디자인 시스템(TDS)을 소개

[p177]

사용자에게만 비효율인 것이 아니라, 프로덕트 디자이너들의 생산성 측면에서도 효율이 떨어졌다. 정해진 스타일이 없으니 제품을 디자인할 때마다 매번 같은 고민, 같은 잡무가 반복되었다. ‘빨리빨리'를 외치며 아무렇게나 디자인을 내버려둔 것이 오히려 토스팀의 가속을 방해하고 있었던 셈이다.

디자인 시스템을 만든다. 레고 블록처럼 제품 디자인에 필요한 요소(compnent)들을 제작해두고, 부품 조립하듯 제품을 만드는 방법이다. 시스템을 만드는 데 최소 6~9개월이 걸리겠지만, 한번 만들어놓으면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생산성이 크게 올라갈 것이 자명하다.

[p178]

앱 디자인이 제멋대로인 문제는 디자이너들끼리 해결할 수 없었다. 사일로 내 PO의 권한이 막강해 디자이너가 PO에게 쉽게 반기를 들지 못했다. PO가 이목을 더 끌어야겠다고 판단하면 광고 배너의 크기를 마구 키웠고, 앱 푸시도 아무 때나 발송했다. ‘매출에 도움이 되느냐'는 기준 앞에 사용자 경험을 책임져야 할 디자이너의 목소리는 위축되기 십상이었다.

[p179]

본격적으로 TDS를 구축하는 데에는 6개월 이상 소요됐다.

[p180]

TDS는 토스팀 전체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데 기대 이상의 영향을 미쳤다. 화면 한 페이지를 디자인하고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시간에서 15분 이내로 단축되었다. 코드 길이도 절반으로 짧아졌다. 감독하는 사람 없이도 저절로 디자인의 읽관성이 지켜졌다.

배너 클릭율을 높이려고 규칙에는 없는 색이나 글자 크기를 넣는 시도를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실험을 해보니 기준을 벗어난 배너의 클릭율이 오히려 낮았다고 함.

디자이너들은 배너를 독특하게 만들면 효율이 더 좋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사용자들은 너무 튀면 ‘광고'로 인식해 오히려 외면했던 것이다.

에픽 그로스

토스의 사용자를 늘리는 역할을 하는 ‘그로스 사일로'의 성과와 다른 조직과의 갈등. 해당 사일로는 빠른 출시를 통한 실험을 최우선시 했음. 토스의 공통 제품 품질 기준/원칙이나 디자인 시스템 적용 수준을 놓고도 많은 논쟁을 했다고 함.

[p189] 토스앱 개편 총괄담당자 김유리 님의 메일

Product Principle(제품 원칙)을 준수하려면 개발 리소스가 더 많이 들어가서 출시가 지연된다?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PP를 철저하게 준수하면 개발 리소스가 줄어들어 출히가 빨라집니다. 왜냐하면 PP는 단기간에 최소한의 리소스와 시간을 가지고 제대로 가설 검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토스팀의 제품 원칙이기 때문이다. 또한 PP를 준수하지 못한 MVP로 PM Fit을 찾으려 할 경우, 제품 자체의 결함 때문에 ‘이런 가설은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군’ 같은 위험한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p193]

정승진은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제품인데, 리팩토링은 지옥에서나 하라"고 말해버렸다. 그에겐 오로지 실험을 ‘많이'하는 것이 중요했다. 실패하면 사라질 제품에 리팩토링을 할 시간은 없었다.

[p197] 송금지원금, ‘친구에게 500원 보내기’ 이벤트의 성공.

2019년 10월 말 토스 MAU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그중 인플로우 사일로가 이끈 성장이 무려 400만 명에 달했다. 6개월 동안 그들이 지출한 마케팅비는 400억 원이었다. 2019년 토스팀 전체가 집행한 마케팅비 총액이 800억 원 이었으니, 그중 절반을 쓴 셈이다.

유니콘이 되다

[p200]

미국에서 축구 선수 생활을 한 오진석에게 프로 스포츠팀처럼 일하는 토스팀은 제 옷을 입은 듯 편했고, 곧 깊은 몰입감을 느꼈다.

이승건은 초기부터 단단한 신뢰를 보내준 알토스의 한 킴에게 투자자와 관계 다지는 법을 배웠다.

" 한 킴 대표님이 좋은 소식만 공유하는 창업자는 오히려 걱정된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회사가 언제나 잘되기만 할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어떻게 늘 좋은 이야기만 할 수 있냐는거죠. 길게 볼 때 결국 솔직해야만 믿음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저도 이해하게 됐어요”

[P204]

이승건 님의 말

“얼마전 유명한 투자사 앞에서 영어로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했는데, 감동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일이든 중요한 건 그걸 해내야 하는 이유의 크기, 절실함과 절박함의 크기, 그리고 그걸 달성하기 위한 전략, 그 전략을 뒷받침하는 의지 실행의 속도와 양의 문제예요.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해요.”

감상 : 110페이지의 ‘실리콘밸리에물서 흘린 눈물'에서 경험 이후로 절실하게 영어 공부를 한 결과이기도 하다.

[p205] 재무 분석을 했던 전략가 송호진 님이 퇴사하면서 남긴 말

“[…] 성장은 모든 문제를 다 없애요. 피곤한 것도 못 느끼고, 아파도 안 아프고, 싫은 살마도 안 싫고요. 새벽 2시인지 오후 2시인지 시간 감각도 없애버려요”

그는 토스가 이제는 망하지 않을 것 같아 토스를 떠난다고 했다. 회사는 점점 더 큰 꿈을 꾸고 더 큰 고민을 했다. 역설적으로 그럴수록 선택과 결정이 어려워졌다. 설렘도 줄었다.

[p206]

그럼에도 이별은 늘 느닷없어서, 매번 처음 겪는 듯한 상처를 남겼다. 이승건은 수년간 등을 맞대고 일헀던 동료들이 떠나면 남긴 메일에 단 한 번도 답장하지 않았다.

5장 위대한 도전이라는 신호

야수성을 됯찾다.

[p216]

은행은 자본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데 비해 자본시장에서 인정받는 가치는 낮았다. 카카오뱅크만 해도 6개월마다 수천억 원씩 자본금을 증자했다. 토스 규모에서는 비현실적인 액수였다. 또 은행은 전통적으로 강력한 정부 규제를 받는 탓에, 주 수입원인 이자마진을 스스로 정하거나 신규 사업을 벌이는 데 제한이 많았다.

감상: 네이버도 같은 이유도 인터넷 은행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다.

자유 항해의 가능성

[p257] 재난지원금 조회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한 이야기

개발 과정에서는 TDS(토스디자인시스템)가 속도를 높이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자주 사용하는 제품화면 요소는 라이브러리에서 불러오고, 개발자들은 핵심기능 개발에 집중했다

신뢰라는 자산

[p268] 부정결제 사건이 발행했을 때 커뮤니케이션팀 윤기열 님

윤기열은 내내 밥 한 술 제대로 뜨지 못했다. 그는 “진짜 해킹이면 오히려 덜 괴로웠을 것"이라고 했다. 그랬다면 이유불문 토스의 책임이니 인정하고 두르려맞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실은 해킹이 아니었고, 그럼에도 오해가 생겼다. 이를 바로잡지 못한 채 첫 번째 기사가 나갔다는 것이 뼈아팠다.

감상 : 장애를 포함하여 사용자가 불안해할만한 요소가 있을 때 홍보팀 등이 최대한 빨리 알고 선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의 미친 행복감

[p278]

사용자 수가 200~300명에 불과할 때부터, 토스팀은 하루 24시간 ‘고객행복팀'을 열어두었다. […] 사람은 한 명인데 전화벨이 두 군데서 울리면 개발자나 디자이너, PO 누구든 와서 받았다.

이를 통해서 어디서 오류가 많이 나는지, 어떤 은행 연동의 우선 순위가 높은지도 바로 알 수 있었다고 함.

회사 사정에 어려움 때 “다른 회사들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상담 시간을 정해두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이승건은 단호했다.

“누구나 급하게 또는 밤 늦게 송금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 오류나 궁금증이 9-6에 맞춰 생길 리 없어요. 물어 볼 게생기면 아무 때고 연락할 수 있는 모든 창구를 열어놓아야 해요.

[p279] 2022년 현재는 토스 본체, 은행, 증권, 페이먼츠 등에 대한 고객 문의를 합치면 한달간 20만건 정도라고 함.

토스팀의 PO들은 서비스 출시 전 반드시 씨엑스팀을 만난다. 씨엑스팀은 예측되는 고객 문의와 답변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시각에서 이해되지 않는 지점을 짚어낸다.

6장 혁신에는 시작도 끝도 없다.

기다려온 미래

[p285] 토스증권의 주식 1주받기 이벤트의 성공으로 홍보비용이 예상을 초과하게 됨.

“4시간 만에 5억 원 탔습니다. 너무 빨리 타네요. 트래픽은 계속 들어오고”

이튿날 토스증권은 자체 자금을 재배치해 마케팅 비용으로 50억 원을 쓰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어 토스에서도 토스증권으로 100억 원을 증자하기로 했다. 실탄 150억 원을 확보한 것이다.

[p290] 토스증권은 처음에는 초보 투자자에 맞춘 기능과 용어를 사용.

반대로 초보 투자자에게 당장은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어려운 정보는 최대한 덜어냈다. 주가 그래프도 매일 중가가 연결된 선차트만 제공하고, 주가의 변동폭과 거래량 등을 보여주는 캔들차트는 제외했다.

[p291] 초보투자자들이 성장해감에 요구사항이 추가로 나왔고 이를 반영함

캔들차트를 포함한 전문가용 그래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시간외 거래도 준비했다.

[p292~294] 연간 매출 300억 원을 포기하고 ‘평생 무료 송금 정책'을 결정

수백억 매출을 포기하는 만큼, 무료 송금 혜택을 받는 사용자가 토스를 더 자주 찾고 여러 기능을 이용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근거가 필요했다. 아무리 실험해도 바라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승건은 ‘평생 무료 송금’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송금 사일로가 아닌 이승건의 결정이었다. 회사 전체의 재무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PO 한 사람에게 결정을 맡길 수 없었다. 게다가 데이터로 두시받침되지 않은, 이 승건의 신념과 직감에 따른 판단이었다. 팀원들이 “회사를 이승건 마음대로 하는구나"라고 실망할 수도 있었다. 그는 “내가 가진 신뢰자우너을 깍아먹더라도 결정해야할 때"였다고 말했다.

곧 문을 열 토스뱅크는 송금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한 참이었다. 같은 토스 앱 내에서 토스뱅크는 송금 무료인데, 다른 은행 계좌를 통할 때는 수수료를 받는다면 사용자는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승건은 매출 대신 단순한 사용자 경험을 택했다. 단순함에 대한 집착은 일시적인 손해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 것이다.

가설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p218~219] 토스인슈얼런스의 실패한 시도

2021년 상반기에는 팀원들이 똘똘 뭉쳐 ‘고객 중심 상담으로 돈을 벌 수 있음을 증명하자'며 전력투구했다. 매달 나가는 비용은 인건비와 임차비가 대부분이라 줄이기 어려웠다. 단기간이라도 손익을 맞춰보려면 방법은 하나, 업무량을 끌어올리는 것뿐이다. 상담의 품질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 팀원들은 밥 먹는 시간을 아끼고 퇴근도 미뤄가며 상담건수를 늘렸다. 결과는 아슬아슬한 실패였다. 이렇게 밀어붙였는데도 안 된다니.. 낭패감이 팀원들을 엄습했다.

2021년 12월, 토스인슈어런스 재무 프로젝ㅌ션 회의에서 이승건이 조병익에게 물었다.

“병익 님, 우리 이 실험 끝났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네, 끝난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시도해봤는데 안 됐습니다.”

[p323] 소단락 제목은 ‘지속가능성’. 토스팀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남.

떠나는 이들에게는 각자의 이유가 있었지만 “이제는 토스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 같다.” “육체적으로 지쳐 버티기 힘들다” “가족들과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 등 공통분모가 있는 말들을 남겼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것이다. 팀 내에서도 ‘지금은 모든 에너지를 일에 쏟고 있지만, 과연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 고민하는 팀원들이 없지 않았다.

[p324] 이에 따라 2021년 11월 말에 평가 및 보상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함.

모든 변화는 토스팀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변화가 있었음.

[p326~327] 이승건 님은 ‘제갈양의 실수를 범하지 말자'는 글귀를 책상에 붙임.

제갈량은 천재였지만 위임을 못했기 때문에, 전투에서 이겼을지언정 전쟁에서는 졌다. […] 비바리퍼블리카가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팀으로 성장하고 번영하려면, 동료를 더 믿고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분산해야 한다고 이승건은 스스로를 재촉했다.

[p329]

“우리의 전략이 맞았다면 이제 서서히 변화가 나타날 겁니다. 격차가 압도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할 거고요, 자유 항해를 하는 기업이 될 겁니다. 속도가 아니라 규모로 경쟁하게 되겠지요. 금융의 전장에서 승리를 꾸겠지요. 금융의 전장에서 승리를 거두고 나면 어떻게 되냐고요 그다음엔 또 새로운 꿈을 꾸겠지요. 더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고, 그걸 달성할 방법을 찾아 다시 해멜 겁니다.”

에필로그

이승건 대표가 직접 쓴 에필로그

굳이 토스에서 사서 고생하는 동지들에게, 그리고 나중에 올 팀원들에게도 미리 감사드린다. 우리의 여정은 다음 세대에게 분명 소중한 시작일 것이고, 충분히 가치 있게 기록될 것이다.

관련 자료

책 관련 언론 보도

토스 초기

토스 디자인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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