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Publish date: 2022-05-15
Tags: 소설

커버

(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6211628 )

감상

2022.05.22

유현이가 서점에서 골라서 산 책. 베스트셀러 코너 앞에서 ‘여기서 골라 사면 큰 실패는 안 하는 것 같어'라고 했다. 읽고서 잔잔하게 좋다고 나한테도 권해주었다. 원래 소설책을 거의 안 읽는데 딸 덕분에 독서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 책의 저자와 주인공들도 책을 좋아하는 분들인데 나와는 다른 책취향이 전혀 달랐다. 덕분에 이 책을 더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다.

취향은 다르지만 나도 책을 좋아하고 어렸을 적 동네 서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기억도 떠올라서 공감이 가는, 그리운 감정들이 많아 떠올랐다. 책을 중간쯤 읽었을 때 ‘휴남동'의 ‘휴'자가 휴식의 휴자가 아닐까 싶었는데, 그 예측이 맞았다. 읽는 동안 휴식이 되었던 책이였다.

에세이스트가 쓴 책이라서 그런지 한장한장아 에세이 같기도 했다. 잔잔하게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소설 속 인물에 저자의 경험도 많이 반영된듯했다. 책 좋아하는 지친 직장인이 꿈꾸는 환상이 소설 속에 실현되어 있다. 힘든 일이 있었을 때 책이 얼마나 나에게 큰 힘이 되었는지 떠올려보았다. 어느 미래에 내가 좋아하는 책이 가득한 작은 방에서 하루종일 책 읽고, 글 쓰면서 사는 상상을 해봤다. 책 읽고 배운 것을 실천해볼수도 있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계절도 의미있고, 이 시절도 지나면 그리워질 것 같기도하다.

책을 읽고서 어디 가볼만한 동네 서점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집에서 지하철 두정거장 정도 거리에 ‘최인아 책방'이 있었다. 가서 보니 ‘휴남동 서점’ 처럼 커피를 팔고 저자 초청 행사가 자주 있는 곳이였다. 직장인을 주고객층으로 한듯한 책들이 많아서 책구경도 할만했고, 재미있어보이는 책 2권도 발견해서 구매했다. 이 서점도 잘 되었으면 좋겠다. 종종 방문해야겠다.

‘최인아 책방'에서 ‘책들의 부엌'이라는 비슷한 책을 또 발견했다. 표지 디자이어가 ‘불편한 편의점’,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과 같은 분이었다. 책 줄거리의 분위기는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잔잔한 책의 분위기도 비슷한듯했다. 구글 플레이에서 전자책으로 볼수도 있지만, 종이책으로 봐야 더 어울릴법한 책이다. 조만간 사게 될듯하다.

인상 깊은 단락

p42

하고 싶은 말이 없는데도 말을 한다는 건, 물론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일 수 있다. 하지만 상대를 배려하느라 자기 자신은 배려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억지로 있는 말 없는 말 다 꺼내놓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공허해지고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p54

이 소설 저자의 책인 ‘매일 읽겠습니다’ 와 유사한 ‘매읽 읽습니다'라는 책이 나오는 점이 재미있다.

p55

책 속에는 내 좁은 경험으론 결코 보지 못했던 세상의 고통이 가득해요.

책이 우리를 다른 살마들 앞이나 위에 서게 해주지 않는 거죠. 대신, 곁에 서게 도와두는 것 같아요.

p84

민준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어떤 대상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결국은 자기 자신ㅇ르 들여다보게 된다는 것을

p111

빛의 호위 책에 대한 감상

그래서 ‘빛의 호위’ 같은 소설을 익으면 안도가 돼요. 나의 작은 호의가 누군가에겐 ‘나는 당신 편이에요'라는 말로 들린 적이 있지 않을까. 우리는 부족하고 나약해서 평범하지만, 평범한 우리도 선의의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면에서 아주 짧은 순간 위대해질 수 있지 않을까?

p113

제 문제에 깊이 함몰돼 있는 사람은 제아무리 이타적인 사람일지라도 결국 타인에게 무성해질 수밖에 없다.

p132

“음악에서 화음이 아름답게 들리려면 그 앞에 불협화음이 있어야 한다고요.”

p195

“… 이런 시간만 있으면 돼. 숨통 트이는 시간. 하루에 10분이라도, 한 시간이라도. 아, 살아 있어서 이런 기분을 맛보는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시간”

p273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다 행복하진 않아. …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좋아하는 일도 포기하고 싶은 일이 되어버리거든”

p274

“… 그게 무슨 일이든 시작헀으면 우선 정성을 다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작은 경험들을 계속 정성스럽게 쌓아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comments powered by Disq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