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엘리어트
Publish date: 2026-07-05Tags: 소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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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2026-08-08
2010년, 2022년에 이어서 얼마 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첫 번째 관람 때는 빌리에게 감정 이입이 많이 되었습니다. 뮤지컬 넘버를 통해 10대에 느꼈던 감정을 떠올랐습니다. ‘Angry Dance’에서는 그 시절의 반항심을, ‘Electricity’에서는 좋아하는 분야에 빠져들던 몰입과 희열을 기억 속에서 꺼냈습니다.
4년 전 두 번째 관람은 첫째 딸과 함께했습니다. 다시 보니 이 뮤지컬은 저물어가는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 길을 열어준다는 이야기라고 이해가 되었습니다. 광부들이 빌리를 떠나보내며 광산으로 내려가는 장면이 그 주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느꼈습니다. (최근에 본 영상인 새해에 꼭 봐야 하는 완벽한 성장영화✨ 힘차게 날아오른 가족의 기적적인 감동 <빌리 엘리어트>에서도 윤종신 님이 영화의 같은 장면을 저와 비슷하게 해석한 것이 반가웠습니다.) 어느새 제 나이가 빌리보다 빌리의 아빠인 재키에 더 가까워졌기에 그렇게 와닿았던 듯 같습니다.
세 번째 관람을 앞두고 소설 빌리 엘리어트를 읽었습니다. 리 홀이 쓴 영화 각본을 멜빈 버지스가 소설로 옮긴 책입니다. 이 책은 영화의 줄거리를 ‘다중 일인칭’ 시점으로 서술했습니다. 대처 정부의 탄광 폐쇄와 1984년 광부 파업이라는 시대 상황, 그리고 여러 등장인물들의 심경이 더 이해가 되었습니다. 특히 빌리의 형 토니에 대해서도 새롭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뮤지컬에서 토니는 과격하게 화를 잘 내는 캐릭터 정도의 느낌이었지만, 소설을 통해 공동체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혈기 있는 청년으로서, 동생을 사랑하는 형으로서의 토니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영화에는 있던 토니의 작별 인사 장면이 뮤지컬에서는 생략된 점이 아쉬웠습니다.
소설을 읽은 덕분에 세 번째와 네 번째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관람은 한층 더 재미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다시 첫째 딸과, 네 번째는 둘째 딸과 함께 보았습니다. 빌리의 가족이 1984년 영국의 어느 광산촌에 실제로 살고 있었을 것만 같습니다. 공간과 시대는 다르더라도, 우리 마음속에는 인생의 어떤 시기마다 빌리가, 형인 토니가, 아빠인 재키가 있는 듯합니다.
인상 깊은 단락
p222
빌리의 형 토니의 말
“우선, 이번 파업은 우리의 미래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의 미래, 여러분의 미래, 여러 분 자녀의 미래. 당연히 여기엔 빌리의 미래도 포함됩니다. (중략) 어쩋든 우리 집에서 말 궁둥이에 불 빝이는 것 말고 다른 무언가에 뛰어난 건 빌리뿐이고, 그래서 전 그애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246
comments powered by Disqus“그래요, 마치 내가 공중 속으로 사라지는 기분이에요. 내 봄 안에 불길이 치솟고 난 거기서 날아가요. 마치 새처럼요. 마치 전기처럼요. …… 그래요. 그건 전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