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눠먹고 나눠쓰고

Publish date: 2015-06-08
Tags: 과학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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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첫째 애가 보던 동화책에서 인상 깊은 내용이 있었다. 과학 이론이 사회를 해석하시는 관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

인상 깊은 단락

생태계의 먹이 관계

우리가 사는 지구, 생명공동체에서 먹고 먹히는 관계를 먹이사슬로 나타낼 수 있지요. 초식동물은 풀은 먹고,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먹고, 잡식동물인 우리 인간은 풀도 먹고 동물고 먹고, 용맹한 사자나 악어는 얼록말도 먹고 우리 인간도 잡아먹지요. 하지만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다는 덩치 큰 동물 역시 쓰레기 없는 자연, 그리고 누군가의 먹이가 되기 위해 박테리아 같은 아주 작은 생명에서 몸을 맡기니, 아무리 견고한 피라미드식 관계여도 번번히 거꾸로 뒤집어져야만 해요. 그러니까 피라미드식 먹이사슬이 아니라, 수많은 관계가 얽히고 설킨 거미줄 같은 먹이그물이 훨씬 더 적절한 비유겠지요.

피라미드 vs 네트워크

생명의 원리를 피라미드식 상하 관계로 보느냐, 서로 얽히고 설킨 그물, 즉 네트워크로 보느냐는 세상의 자연을 대하는 우리 시각에 따라 달라집니다. 더 중요한 건 우리 시각에 따라 우리들 삶의 질이 달라지고 세상과 자연이 우리를 대하는 방식 또한 달라지니 우리 아이들의 미래 또한 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피라미드 꼭대기를 향해 자꾸 올라가야 행복인줄 줄 알았던 그런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은 절대로 그렇지 않답니다. 모두가 그물처럼 이어지는 정보화 사회는 말 그대로 네트워크의 시대, 더 다양한 사람들과 더 많이 연결될수록 더 많이 나눠 먹고 더 많이 나눠쓸수록 경험도 매번 곱절이 되고 행복도 그만큼 커진답니다.

찰스 다윈 vs 린 마굴리스

1859년 다윈의 <종의기원> 출간 이후로 공격적인 힘의 논리인 약육강식과 적자생존, 자연도태 같은 말이 번져 나갔어요. 산업화와 식민지 확장에 미쳐 이썬 대영제곡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반영하는 해석임에 틀림없지요. 강자가 약자를 정복하고 지배하는게 자연의 절대 원리는 결코 아니랍니다. 생명현상 곳곳에는 정복이 아니라 공생의 원리가 퍼져있으며, 이를 통해 훨씬 더 놀라운 비약이 이루어졌다고 해요.

지구를 ‘우리를 낳고 기르시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로 명명한 린 마굴리스는 “남자들이 물리학적 힘의 법칙으로 진화를 설명한데 비해, 나는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조화를 보았다.“고 선언했지요. 마굴리스는 아들과 함께 작업한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수십억 년에 걸친 복잡하고 장대한 세포의 진화를 설명합니다. 생명의 단위인 세포 안에는 더 작은 생명들이 함께 살면서 서로 먹을 것을 제공하고 쓰레기를 치워 주는 공생의 원리를 통해 훨씬 더 놀라운 비약이 이루졌음을 역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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